주체107(2018)년 4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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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엄마가 《세월》호 엄마에게 보내는 편지

-남조선인터네트신문 《민중의 소리》 2018년 4월 11일부에 실린 글-

 

《세월》호참사후 4번째 봄이 다가옵니다.

《눈물의 팽목항》, 《광장의 노란리봉물결》, 《물우로 올라온 찢겨진 선체》··· 

지난 4년의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갑니다. 돌이켜보면 지난 4년은 《분노》와 《눈물》, 《기다림》, 《약속》과 《다짐》의 시간이였습니다. 이런 쪼각들을 모아 《<세월>호 4년, 다시 봄》이란 이야기로 묶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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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을 잃은 고통은 말로 설명할수 없네. 내가 그 마음은 잘 아네.》, 여든을 앞둔 로모는 《세월》호유가족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깊은 한숨을 내쉬였다. 《<세월>호아이들을 보고 우리 막내가 생각났다.》는 로모의 눈가에 눈물이 고이였다.

79살인 김길자는 1980년 5월 18일 광주민주화운동당시 고등학교 1학년 아들을 잃은 어머니이다. 광주상고에 다니던 문재학(당시 16세)이 계엄군의 총에 맞아 숨진 사건은 평범한 어머니를 《투사》로 만들었다.  38년이 지난 지금도 김길자는 거리에서 《5.18의 진실》을 밝히기 위한 활동을 하고있다.

《세월》호가족들에게 닥친 고통의 시간을 고스란히 겪은 로모에게 《<세월>호유족에게 보내는 편지》라는 주제로 인터뷰를 요청했다. 김길자는 《내 말이 위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자식을 잃은 엄마로서 해줄 말이 있다.》며 인터뷰에 응했다. 《<세월>호 4주기》를 앞둔 지난 6일 광주 북구 중흥동 자택에서 《5.18유가족》인 김길자어머니를 만났다.

 

《도청에서 심부름하겠다.》고 하던 고등학교 1학년생아들의 죽음, 구명조끼를 벗어주며 친구곁을 지킨 학생들, 거리로 나온 5.18, 《세월》호엄마들의 눈물

 

김길자의 막내아들은 1980년 6월초 싸늘한 시신으로 돌아왔다. 머리와 가슴에 총상을 입은 교련복차림의 재학은 광주 망월동묘지에 가매장된채 발견됐다. 2주전 《도청에서 심부름해야 한다.》는 재학의 통화가 가족들과 나눈 마지막대화였다.

《계엄군이 와서 집에 가자고 하니 국민학교동창인 창근이랑 사람이 많이 죽었다고 했다. 도청에서 심부름 좀 하고 간다고 그때 재학이를 집에 데려오지 못한게 평생의 한이다. 설마 어린아이들까지 죽일거라고 생각도 못했다.》

그는 《<세월>호에서 서로 구명조끼를 벗어주던 단원고 학생들을 보고 심부름해야 한다며 도청을 지킨 막내아들 재학이가 생각났다.》고 말했다. 《우리 재학이또래 아이들 일이라 더 마음이 찢어졌어요. 》

아들의 죽음을 목격한 김길자는 거리로 나설수밖에 없었다. 총칼을 앞세운 전두환《정권》에 맞서 《5.18진상규명》과 《전두환 퇴진》을 웨쳤다.

《눈에 보이는게 없었어요. 애가 죽은것도 억울한데 폭도로 몰렸지 않습니까. 미친놈처럼 전두환이 가는곳마다 따라다녔어요. 경찰이 문앞을 지키고있어도 담을 넘어 시위하러 갔어요. 한번은 <국정원>에 잡혀 있을 때 <유가족만 아니면 쥐도 새도 모르게 죽여버렸다.>면서 욕을 하는것이였어요. 그때 알았어요. 유가족인 나를 절대로 죽일수 없다는것을 그래서 더 겁없이 싸우러 다녔던거예요.》

김길자는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경찰에 맞아 머리에 피를 흘렸던 사진을 보여주었다. 그러면서 《<세월>호가족들이 거리에서 롱성하던 모습을 보면 수십년전 자신의 모습을 보는것 같다.》며 울먹이였다.

지난 38년동안 로모가 견디여낸 고통의 시간은 현재 《세월》호진상규명을 위해 싸우는 《세월》호유가족의 모습이다.

 

5.18엄마가 4.16엄마에게 《자식을 위해 끝까지 포기하면 안돼》

 

김길자는 지난 2015년 《5.18전야제》 당시 광주를 찾은 《세월》호유가족들과 처음 만났다. 옛 전남도청앞에서 만난 김길자와 《세월》호가족들은 서로를 부둥켜안고 서럽게 눈물을 흘렸다.

《노란리봉을 들고 <세월>호가족들이 오는데 눈물이 나더라구요. 엄마들끼리 뭔가 짠한 마음을 느낀것 같애. 자식을 잃은 고통은 경험하지 않으면 절대로 알수 없어요. 그때가 (<세월>호참사) 1년 정도 됐으니까 그 엄마들도 많이 힘들었을거예요. 5.18엄마들이 <힘내라.>고 말하는데 많이 울더라고 안아주면서 등을 도닥여준 기억이 나요.》

5.18엄마는 《세월》호엄마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38년이란 세월의 무게를 견딘 로모에게서 말로 표현할수 없는 가슴속 상처가 느껴졌다.

《녀자는 약해도 엄마는 강하다고 해요. 지금 생각하면 포기하지 않고 싸운게 정말 잘한 일인것 같애. (<세월>호 엄마들도) 주변에서 백날 뭐라해도 그만두면 안돼. 엄마가 아니면 누구도 자식의 억울함을 풀어줄수 없으니까. <세월>호 엄마들한테 꼭 밥을 번지지 말라고 전해주세요. 그래야 힘내서 끝까지 싸울수 있으니까.》

김길자는 서랍장 한켠에 수북이 쌓인 《5.18자료》들을 가리키며 《38년이 지났지만 아직 밝혀진것보다 밝혀야 할 일이 더 많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