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학습검열을 마친 아버지가 물었다.
《3월달에는 무슨 책들을 읽을 계획이냐?》
아버지의 물음에 나는 지금 보는 과학환상소설을 마저 보고 3월에는 중편소설 《얼음우의 꽃향기》를 읽을 계획이라고 대답하였다. 웬일인지 아버지는 아무 말씀이 없었다. 맏딸은 금딸이라며 이름도 금옥이라고 지어주고 나의 학습을 위해서라면 그 무엇도 아끼지 않는 아버지의 마음에 무엇인가 그늘을 끼쳐드린것 같은 심정이였다. 이윽하여 아버지는 《금옥아,
잠자는 책들을 깨우라!
어릴적부터 나의 동무들은 우리 집의 책장을 보고 깜짝 놀라며 날더러 《책부자》라고 하였다. 할아버지, 아버지가 보시던 목침같은 도서들은 내놓고라도 내가 보라고 집안의 어른들이 사다준 그림책, 동화책, 소설, 상식도서들만 하여도 큰방의 벽면을 따라 차렷자세로 들어앉은 책장마다에 그득그득하다. 그뿐이 아니다. 나의 콤퓨터에 보관된 전자도서들과 국가망으로 열람할수 있는 책들까지 다 셈에 넣는다면 아마 나는 책속에 《포위》되여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것이다.
하다면 그 많은 책들은 지금 뭘 하고있는가? 아버지의 말씀을 다시 새겨보며 서가에 차곡차곡 꽂힌 책들을 바라보느라니 저 많은 책들중에서 과연 내가 읽은 책이 얼마나 되였던가 하는 생각이 새삼스럽게 갈마들었다.
그렇다. 내가 자랑하는 저 책들은 지금 곱게 잠을 자고있다. 아니 내가 깨우지 않고있는것이다. 책이 많은 《책부자》라고 하여 저절로 박식가가 되는것이 아니며 지식의 탑이 저절로 쌓아지는것이
이런 결심을 다지며 나는 5권의 책들을 골라집었다.
대성구역 려명초급중학교 학생 리금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