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110(2021)년 9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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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도로 피난가고싶어

 

난 요즘 날마다 쌓이는 스트레스에 죽을 맛이다.

온 가족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대학을 졸업시킨 아들은 3년 넘게 미취업자요, 안해와 함께 운영하는 맛집은 코로나19로 당장 문닫을 판이요, 빚을 갚으라는 은행의 독촉은 불같지.

그런데 제일 괴로운건 조석으로 보고 듣고 마주해야 하는 여야정치인들의 공약람발과 선거유세이다.

선거철마다 반복되는 정치인들의 장미빛 공약과 화사한 웃음에 속아 지지표를 주고는 곧 후회하기를 벌써 몇번째였던가. 머리가 땅에 닿도록 인사를 거듭하며 《국민의 머슴》이 되겠노라 맹약을 다지고 부풀대로 부풀려진 공약보따리를 펼치는 정치인들에게 한때는 기대도 정말 컸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누구를 지지하고 다음번에는 또 누구를 지지하며 그들의 선거유세장에 동행하기도 했었지. 허나 늘 선거가 끝나면 서서히 마음속에 차오르는 감정은 하나 - 배신감이였다. 이제 와서 찾은 결론은 《한국》에 믿을만한 정치인은 하나도 없다는 사실이다. 바로 이런 사람들때문에 우리같은 서민들이 겪는 고통이 갈수록 더해가는것 아닌가.

그런데 또다시 선거철을 맞아 정치인들이 저저마다 나서서 《청년 원가주택 30만호 공급》이요, 《아이키우기 좋은 일자리만들기》요, 《세금종류의 단순화》요 하는 국민들의 간빼먹을 감언리설을 또 늘어놓고있는것이다. 신물이 날대로 난 여의도산 거짓공약들을 또 듣고있자니 그야말로 멘붕이 올 지경이다. 이러니 많은 국민들이 선거철만 되면 참고 참던 구역질이 치밀어 올라 더는 견딜수 없다고 하소연하고있는것 아니겠는가.

나도 어제 오후 참다 못해 근처의 심리상담소를 찾아가니 하는 말이 정치에 대한 불신으로부터 생겨나는 정치혐오증이 중증에 이르렀단다. 그러면서 젊은 심리상담사가 내린 처방은 이러했다.

《아저씨, 한번 큰 맘 먹고 제주도나 진도같은 곳으로 섬려행을 떠나 보시죠. 그럼 정치와 무관한 생활속에서 절로 심리치유가 될수 있거든요.》

심리상담소를 나오며 나는 생각했다.

섬려행? 여보게 젊은이, 당장 은행빚도 못갚아 쩔쩔 매는 우리 집 형편에서는 너무 사치스러운 소리일세. 더구나 그런 곳으로 려행아닌 피난을 간다고 해서 정치인들의 꼴을 영 안볼수야 없는것 아닌가. 인간세상과 동떨어진 무인도로 가는것도 아닌데.

순간 번개치는 령감속에 스스로 찾게 된 《명처방》!

그래, 무인도로 가지 않는 한 나의 멘붕은 해소될 길이 없겠구나. 《한국》정치가 안겨주는 고통과 악몽에서 잠시라도 해방되자면 라지오도 신문도 TV도 없고 정치인의 그림자도 안보이는 무인도로 피난가는 길밖에 없겠다.

그렇다면 내가 갈 무인도는 대체 어디에 있을가?  

지금 이 시각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나처럼 21세기의 로빈손 크루소가 되고싶은 충동에 휩싸여있을것인가.

슬픈 사람 – 서울 – 자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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